Talents + People: Snaphigh 아티스트, 정영목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3월 28th, 2013

안녕하세요? 안종우 입니다.
각자의 재능을 살려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젊은 아티스트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특별한 모자를 만드는 아티스트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얼마 전, SNAPHIGH의 정영목 아티스트를 만나고 왔답니다. 운좋게 이태원 작업실로 초대받아 작업실에서 그의 작업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를 통해서 정영목 아티스트가 만들어가는 작업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께요.
그냥 모자를 만들거나, 만들어진 모자를 뜯어서 다시 만들거나, 뜯어진 모자를 제대로 만들거나, 혹은 다른 세상 만물을 뜯어서 모자를 만드는  SNAPHIGH의 대표 정영목이라고 합니다.

모자 커스텀 작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3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기존의 모자를 뜯어서 이국적이고 특수한 가죽으로 다시 구성하는 커스텀 잡이 매우 유행을 하기 시작했는데, 워낙 고가의 제품인데다 파이톤 등 특수가죽 자체가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아 하나 만들어 써보자! 라고 생각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파이톤Pythonskin으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스타일이었는데,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하다가 좀 더 하이엔드로, 조금 더 한정적인 개념으로 가보자고 하여서 명품 제품들을 잘라 모자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작업실에 그간 만드신 모자들이 꽤나 많네요. 주로 집중하는 작업은 어떤 것들인가요?
흔히 스냅백이라 불리우는 야구모자의 챙과 스냅(똑딱이) 부분을 명품 재질, 혹은 reproduction이 쉽지 않은 재질 (예를 들면 루이비통 가방에서 잘라낸 원단, 혹은 손자수로 제작된 작품의 일부) 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모자들이 레어해 보이면서도 참 예쁘네요. 문득 궁금한 건데, 기성 명품 브랜드를 잘라내어 작업하시는데 특별한 의미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좀 더 exclusive한 방향으로 작업을 전개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연히 하이엔드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통 명품 브랜드가 제품 제작에 필요한 원단 등의 재료를 일반적으로 구할 수 없는 생산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기성제품을 구입하여 잘라 사용하는 다소 자극적인 형태로 작업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존의 명품 브랜드 제품을 재료로 이용하게 되었죠.

그렇군요. 관심있게 모자를 SNAPHIGH 의 사이트에서 보다보니 모자 문의가 상당히 들어오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해외로의 홍보도 생각이 있으신지, 또는 진행 중이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기본적으로 대상 마켓이 한국에서는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를 대상으로 작업을 시작하였고, 현재 거의 모든 제품은 해외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판매되는 몰도 인터내셔널 쇼핑몰로 구성을 하였고, 블로깅이나 SNS 활동도 국내보다는 전부 해외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SNAPHIGH 의 SNS 페이지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으로 북적북적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모자를 만들고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나게 될 텐데 말이죠. 작업하시면서 제일 뿌듯한 순간이 언제이신가요.
제가 만든 모자가 내가 봐도 멋있을 때, 고객이 모자에 만족, 혹은 감동할때. 팔려갈 모자라도 내가 작업한 후에 너무 예뻐서 머리 맡에 두고 자는 경우도 허다하고, 고객이 작업물을 받아본 후 만족해하면 보람차고 참 뿌듯합니다.

따로 작업하시면서 힘든 부분이 있으실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모자를 처음부터 만드는것도 아니고 중간까지만 뜯었다가 다시 만드는 작업이 사실 일반적으로 불필요한 작업형태다 보니 그 프로세스를 스스로 찾아서 익히는 것이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고, 이제 작업 과정자체가 익숙해진 다음엔 제품을 어떻게 구상할까 고민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기존 스포츠 팀 캡들의 디자인이 명품과 기본적으로 잘 조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컬러와 모자 전체 이미지를 잘 조합하여서 하나로 어우러지게 구상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작업인 것 같습니다. 베이스가 되는 모자들이 국내에서 쉽게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를 통한 재료 구입에서 병목현상이 많이 발생하기도 하구요.

사실 저는 다른 커스텀 작업들 보다도 서울/부산 스냅백 작업이 가장 눈에 처음 띄었었어요. 사람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수십만원을 주고 모자를 구입하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시장에서 아예 다르게 전략을 짜 보았는데 반응은 매우 괜찮은 편입니다. 찍어서 판매를 시작하면 보통 한시간 이내에 품절이 되어버리거나, 사전 예약으로 다 팔려 버리기도 하고요.

앞으로 또 진행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시다면 알려 주세요. 모자가 아닌 다른 커스텀 상품도 생각하고 계시는지?
딱히 모자 자체에 국한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모자에서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을 생각 중입니다. 머신드로잉을 하는 아티스트나 손자수로 작품을 하는 아티스트의 작품 일부를 모자로 구성한다든가 하는 작업을 계획중이고, 소재 단계에 있어서는 명품 브랜드 이미지와 상반되어 제품화되기 힘든 제품들을 계획 중입니다. 예를 들면 제 3세계 에 보급되는 형태의 신발을 명품으로 만든다든지, 개목줄, 권총집, 채찍 같은 다소 자극적인 제품을 명품으로 재구성해 본다든지 하는 것을 생각해 보고있습니다.

이래저래 작업실을 방문해서 인터뷰 보다는 모자 구경에 정신이 팔려있었던것 같네요. 하하. 인터뷰 마지막으로 한말씀부탁드릴께요.
많이 관심가져주세요 : ) 감사합니다!

정영목아티스트의 작업실에 초대받았다기엔 너무나도 편하게 대해주셔서 모자에 넋이 나간 채 구경만 하다 온 기분이었어요. 이런식의 커스텀 작업을 진행하는 아티스트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고 하니 저도 주문을 바로 넣고 싶었습니다.
좀더 다양한 작업들은 www.snaphigh.comhttp://snaphigh.tumblr.com/  또는 http://instagram.com/snaphighdot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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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잡지 속에서 찾은 보물들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3월 18th, 2013

안녕하세요? 안종우입니다.

혹시 60년전, 70년 전의 잡지 표지를 본적이 있나요? 얼마 전 한 패션 잡지의 커버 사진을 찾아보다가 1938년, 1951년의 표지를 보게 되었는데 크나큰 충격이었어요. 요즘 매거진들과 비교해서 나았으면 나았지 전혀 못한 점이 없어 보였거든요. 오히려 최근 잡지처럼 표지에 글자들이 많지 않으니 한 폭의 작품 같기도 하고… 저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요 근래 작업 때문에 잡지를 살 일이 있어서 자주 들르는 헌책방엘 갔다가 그 패션 매거진이 생각나서 예전 디자인 서적들을 좀 사 왔어요. 광고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패키지 디자인, 로고 디자인까지 꽤 많은 책들을 골랐는데 다행히도 아저씨께서 싼 값에 주셔서 양손은 무겁게! 발걸음은 가볍게! 하며 작업실로 돌아왔답니다. 하하…

한 장 한 장 펼칠 때마다 패션 매거진에서 보았던 것처럼 알찬 작업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확인해보니 이 책이 1985년도에 만들어졌으니까… 와, 거의 30년이 되어 가는 작업들일 텐데 작업들이 어마어마하네요.
페인트통 디자인이 보이시나요? 지금 당장이라도 나가서 그래피티를 하고 싶을만큼 역동적인 컬러감이 눈을 사로잡네요.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죠. 눈에 익은 이름이 보여서 찍어 보았습니다. 잘 만들어진 패키지나 네이밍은 클래식으로 자리잡고 영원히 남게 되죠. 비단 패키지가 아니어도 모든 분야에서요. 의자 디자인만 해도 아직도 모던해 보여서 인기가 많은 의자 디자인들이 80년이나 100년이 넘은 것들도 많아서 사람들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이건 바로 아이스크림 패키지입니다! 색감과 패키지가 뭐랄까, ‘알록달록’ 이라기보다 ‘알콩달콩’ 해 보이지 않나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깨알같다고 하죠. 이런 패키지들을 보노라면, 제품이 뭔지는 몰라도 일단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것 같아요. 하하하.

이 외에도 광고 영상이나 패션과 관련된 컨텐츠들도 책 안에 수북했습니다.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모두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네요. 대부분 30년도 지난 책들을 사왔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30년 전의 디자이너들로부터 또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른 발전은 있을 수 있지만 이전의 시대를 배운다고 해서 퇴보하는 일은 없나 봅니다.
지나가다가 옛날 책들이 보이신다면 한번 멈춰 서서 관심을 가져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옛날 책들에는 우리가 생각하던 이상의 것들이 항상 담겨 있기 마련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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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파리에서 만나는 그들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월 31st, 2013

안녕하세요? 안종우 입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재료를 사러 돌아다녀도 자꾸만 따뜻한 카페를 찾아 들어가게 되는 요즈음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일러스트 작업도 따뜻한 나라의 친구들을 종종 그리게 되네요. 오늘은 사파리의 몇몇 친구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전의 일러스트 작업이 정말 패턴과도 같은 단순한 작업이라면 요번 작품들은 아주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패턴 느낌의 일러스트에서 조금 더 디테일을 살려 보았어요. 디테일을 살리는 한편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첨가해 보기로 했답니다.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에서 쉬는 표범이에요. 한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다른 한 손에는 미니 선풍기를 들고있는 모습이 정말 더위에 지쳐있는것 같지 않나요? 저도 이 아이를 그리는 동안은 괜히 더운 것 같더라구요 하하!

이친구는 단잠에 빠져들었네요. 얼마나 잠에 푹 빠져있는지 혓바닥도 내밀고… 깊은잠에 빠져들어 이미 꿈 속에서 붕붕 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얼룩말의 무늬는 익숙하지만 볼때마다 항상 예쁜 것 같아요.

그리면서도 기억에 많이 남는 아이였는데, 작업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저 표정을 따라 지으면서 그리게 되더라구요. 탄산음료는 어디에서든 인기가 많나 봐요. 특히나 하이에나 이 녀석에게는 더욱이요!

항상 무언가를 바라보며 서있는 아이들이죠. 제 눈엔 뭐랄까… 택배나 주문을 기다리는것 같았는데. 이 친구들은 역시나.. 피자주문을 기다리고 있네요. 늦지 않게 와야 할 텐데 말이에요.

가녀리게 생겼지만 사파리의 친구들 중에서도 상당한 속도를 자랑하는 달리기 선수죠. 본인의 이름을 딴 운동화를 선물로 준다면 그 동네에서 어느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것 같아요. 오늘은 새 신을 신는 날이네요?

미국 여우는 발이 양말을 신은 듯 곱게 까매요. 마치 장화를 신은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항상 장화 신은 분들의 스타일을 유심히 살핀답니다.
오늘은 몇몇 친구들만을 소개해 드렸는데, 아예 동물들을 가지고 큰 스토리를 만드는 중이에요. 아마도 완성이 되었을 때는 20마리 정도가 되어 있을 듯 한데 그 때의 큰 작품을 가지고도 다시 한번 소개를 해 드릴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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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통과 함께 한 2012년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2월 28th, 2012

안녕하세요? 안종우 입니다.
달력을 보니 올 한해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그 어떤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해였고, 그만큼 작품들도 많이 나온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여러분의 2012년은 어떠셨나요? 올해 마무리 포스팅을 하면서 무엇을 이야기해 볼까 했었는데, 이번 한 해 동안 베네통과 함께 작업해 오면서 재미있었던 작품들을 간추려서 사진과 함께 몇 개 꼽아 볼까 해요.

전문 시각디자이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있을 때보다도 더 많은 일러스트를 그렸던 것 같아요. 학교에 있을 때도 일러스트라 하면 어떠한 정보 제공을 위한 툴로 썼지 정말 제품과는 상관없이 일러스트 작품만을 위해 그렸던 적은 없었거든요.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정리하며 느낀 것이지만 어쩌면 제품보다도 많은 일러스트를 그렸고 점점 개인색을 드러낼 수 있었다는 게 참 뿌듯했던 것 같아요. 묻혀 있던 재미를 찾았달까요?

아무래도 일러스트 작업들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레 평면 작업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패키지 작업을 건드린 것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덕분에 천연비누를 만드는 재미도 느꼈구요. 다른 것보다도 제 머릿속의 스토리를 실제화시킨 것들이 너무나 많은 한해여서 하나하나 만들어내던 이 모든것들이 마치 다 누군가가 준 선물 같았지요.

이녀석도 잊을 수가 없죠. 요즘에도 저와 함께 많은 작업을 하는 친구에요. 어쩌면 이 녀석의 아이디어 덕분에 전시회를 진행시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일전에 아이디어를 내놓고 조금 작업을 하다가 학교 졸업 때문에 잠시 손을 놓고 있던 작업인데 베네통 Be-블로거를 시작하며 다시 빛을 보게 되었죠. 소재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소재를 계속 찾다 보니 이 시장 저 시장 모든 곳을 둘러보게 되면서 나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리하여 나오게 된 쿠션입니다.
만들어진 쿠션도 의미가 있지만, 이 녀석만큼이나 제가 시장을 많이 들락날락하게 만든 아이도 없을 거에요. 같은 면 원단과 면, 마 혼방 안에서도 좋은 것을 구하려 종합시장을 하루에 한번씩은 한 달 동안 들렸던것 같아요. 더구나 프린트 방식과 나염 방식 또한 알아보겠다고 뛰어다녔었는데 그 모든 시간과 경험들이 제겐 너무 소중하더군요.

조명은 어쩌면 지금 제가 진행하고 있는것들 중에서 가장 ‘상품’ 에 가까운 작품들인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간에 저는 제품 디자이너니까요? 하하.
사실 학교를 졸업하고선 힘들었던 점 중 하나가 학교의 큰 공장 기기들을 쓸 수가 없으니 뭔가 그때의 작업들만큼 굵직하고 큰 것들을 해 볼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조명의 경우 큰 가공을 거치지 않더라도 쉽게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었죠. 가구를 많이 해 보고 싶었는데 비용과 가공 문제 때문에 스케치로만 남긴 게 조금 아쉽긴 하네요.

이것도 빠뜨리고 갈 뻔했네요. 나염을 하면서 그려본 패턴들이에요.
그러고 보니 일러스트 작업의 절반은 패턴 작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패턴이 많았어요. 이게 다 나염작업을 한두 달씩, 어쩌면 석 달이 넘게 시장을 돌아다니며 매달렸던 것이기에 그 기간만큼 패턴만 작업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때 그린 패턴들로 선물 겸 엽서들을 만들었었는데, 이는 작업의 결과물일 수도 있고 작업의 중간 과정을 엽서로 만든 것이기도 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작업들이 있지만 몇 가지로 추려 보았어요. 마무리 포스팅을 위해서 작업했던것들을 정리해보는데 생각 외로 작업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학교에서 진행했던 과제들과 성향은 조금 다르겠지만, 학생 때보다도 훨씬 많은 작업들이 진행되어서 많은 작품들을 준비했어요. 그에 따라 좀더 제 색을 찾아가는데 속도를 붙일 수 있었구요. 베네통 블로그에 포스팅하며, 그리고 다른 분들의 포스팅을 보며 여러가지 정보와 시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는 제게 많은 영감을 주고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요약하자면 2012년은 베네통과 함께 계속해 왔던 한 해였던 듯 합니다. 2013년은 어떨까, 내심 더 기대해 보게 되네요.
여러분의 내년도 기대할께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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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닮은 스피커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2월 21st, 2012

프링글스 통으로 스피커를 만드는 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물론 그 회사에서 스피커를 제작하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프링글스 통을 이용해서 핸드폰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더라구요. 그리고 실제로 제 주변 사람들 또한 프링글스 통을 이용해 스마트폰 간이 스피커를 만들기도 하고요.

(이미지: scoop.it)

흥미로운 아이디어들과 제품들이었지만 어딘지 제 마음엔 꼭 들지 않더라고요 . 그렇지 않아도  책상 위의 빈 공간에 스마트폰 거치대 겸 스피커를 두고 싶었던지라, (결국은 갖고 싶은 마음이죠!) 저도 스피커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모두 나무로 통일했어요. 뭔가 울림통을 쓰는 만큼 자연의 재료를 사용해 보고 싶었고, 적은 비용으로 높은 인테리어 효과를 내 보고 싶었어요. 자작나무 판재와 나무 기둥, 그리고 운동화 끈이 전부입니다. 간단하죠?

프링글스 통을 안 쓰기에 울림통이 필요한데 저는 이 나무로 통을 만들려고 해요. 나무를 말아서 원통을 만들어야하는데 이는 제작 과정에서 재미있었던 작업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끓는 물에 나무를 넣고 푹 끓이다 보면 물을 머금고 나무가 유연해지는데, 마르기 전에 젖은 채로 원기둥 모양으로 된 물건에 말아 모양을 잡은 다음 끈으로 묶어 줍니다. 그대로 말리면 사진처럼 나무가 휘어요.

나무기둥으로 지지대를 만든 후, 전반적인 작업이 끝난 후엔 통 안에 스폰지를 넣어서 소리를 보강해 주었어요.

자, 이렇게 완성된 스피커에요. 간단하죠?

공연장 처럼 매우 큰 소리는 낼 수 없지만 책상 위에서만큼은 핸드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크게 울려 주네요. 재료비도 만원 남짓 정도로 저렴한 데다가 걸리는 시간도 빨리 한다면 4시간 내에서 끝낼 수 있는 작업이었던 터라, 조금씩 다른 디자인으로 몇 개 더 만들어서 연말 선물을 해 볼까 생각 중이에요. 어떻게들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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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2월 12th, 2012

안녕하세요? 안종우 입니다.
아직은 2013 년이 한달이나 남았지만, 한해 마지막 달인 12월에 항상 느끼는 점은 유독 다른 열한 달보다 12월이 빨리 지나간다는 것이에요.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돌아와도 월요일 조차 금요일로 느껴지는 이 기현상은 눈 깜짝할 사이에 새해를 맞이하게 한답니다. 그 때문에 2013 년 달력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달력을 만들다 보니  크리스마스가 어느 새 2주 정도 남았더라구요! 올해 시작을 하면서 크리스마스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벌써 코앞으로 다가온걸 자각하고서는 크리스마스 카드 제작에 들어갔어요.

올 크리스마스 계획은 다들 어떠세요?
저는 매년 똑같았던 것 같아요. 인파에 휘말려 항상 ‘지옥’ 같았던 크리스마스를 보냈기에 크리스마스 당일보다는 크리스마스까지를 기다리는 몇 주간이 제일 설레었답니다. 하지만 올해 크리스마스는 식사를 만들고 사람들을 초대하여 정말 차분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 해요. 따스한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그들에게 크리스마스 정취 가득한 초대장을 보내 보는것은 어떨까요?

시중에 있는 크리스마스 카드들도 얼마든지 예쁜 게 많지요. 고르는 재미도 있고 모으는 재미도 있지만, 한편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주변 지인들이 대부분 디자인이나 예술 분야에 계시다 보니 저희끼리는 직접 만든 카드들을 공유하곤 해요. 이래저래 정성이 가득한 카드를 받노라면 사실 별다른 선물이 없어도 카드에 그려진 그들의 선 하나하나가 너무나 큰 기쁨을 주어요.

연말 마무리를 예쁜 카드 선물로 돌리다 보면 지인들이 좋아하는 그 표정들만큼 배부른 게 없는 듯 합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건 저희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행복을 사며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추운 겨울이지만, 이런 주변의 반응들은 한파도 거뜬히 버틸 수 있게 해준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사실 많은 지인들께 직접 만든 카드를 드릴 수가 없었는데, 올해는 자주 보지 못했던 친구들까지 제 소식을 전할 겸 카드를 제작하여 보낼까 해요. 이래저래 추운 겨울이지만 소식이 뜸했던 지인들과 카드를 나누며 그간 못 했던 이야기들을 풀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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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그곳: 동대문의 헌책방들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1월 29th, 2012

안녕하세요? 안종우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지나버리고 겨울이네요. 지인의 말마따나 요즘은 가을과 겨울이 합쳐지다시피 했으니 “가 + 울” 이라고 불러야 할것 같습니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한 꼬마가 그림동화책을 읽으며 앉아 있길래 굉장히 신기하게 바라본 적이 있답니다. 사실 동화책을 읽는 것이 그리 신기한 장면은 아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누군가가 책을 읽는 것을 본다면 어느 정도 어색하게 느끼실 거에요. 그만큼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었다는 말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길에서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스스로를 달래듯 요즘은 작은 책 한 권을 가방에 넣고 다닌답니다. 여러분은 최근에 어떤 책을 읽으셨나요?

제가 잡지책 말고도 소설책 등 여러 가지를 사러 가곤 하는 곳이 서점만은 아니랍니다. 바로 헌책방이죠. 저는 집에서 가까운 동대문에 있는 헌책방을 종종 들러요. 어릴 때 기억으로는 학교 숙제를 위해 백과사전이나 교과서, 또는 전과를 사러 오곤 했었는데요, 세월이 무색하듯 지금은 헌책방이 몇 개 남지 않았어요. 규모는 많이 작아졌지만 예전과는 또 다른 재미로 이곳을 찾습니다.

이 곳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모두 만날 수 있어요. 정말 오래 된 책들부터 최근 서적까지, 한곳에 모여 있기에 서성이며 책을 고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고르게 돼요. 그리고 어떤 책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단골이 되면 아저씨가 제가 자주 고르는 책들을 따로 챙겨 주시기도 하구요. 심지어 아마존의 책 추천 대신 헌책방 아저씨께서 해주시는 책 추천이 더 들어맞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런저런 예상치 못한 서적들이 들어오고 나가기에 이곳은 보물 창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시중에서 보기 힘든 외서들이 들어오기도 하고요. 다른 의미로는 누군가에겐 필요없는 책이 누군가에겐 크나큰 가치가 되어 돌아가는 곳이니, 확실히 보물창고가 맞겠죠?

저는 오늘 인테리어 관련 잡지를 구해 왔습니다. 평소 다른 전문 서점에서 과월호를 구한다고 해도 만원 후반대의 가격을 주곤 했는데, 아저씨께서 오천원에 가져가라고 하셔서 덥석 집어왔어요. 가격도 참 착하죠?
책을 사러 가실 일이 있다면 가끔은 헌책방에 들려보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물론 대형 서점만큼 많은 책은 없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의 정과 예상할 수 없는 보물들이 숨겨져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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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와 기초 스케치 작업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0월 18th, 2012

일러스트 작업을 할때면 주로 어떤 과정을 거치냐는 질문을 종종 들어요. 물론 정답이 있는건 아니죠.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 거니까요. 예를 들면 음악을 만들땐 어떤식으로 만들까요? 라는 질문과 비슷할 것 같아요. 멜로디를 먼저 생각해낼 수도 있고, 가사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는 거고요. 게다가 사람마다 그 색이 다르기에 방식이란 것에 대한 옳고 틀림은 없고 ‘다름’ 만 존재 하는듯 합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에 그린 몇가지 일러스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저같은 경우 간단한 스케치를 통해 모든 구성과 스토리를 잡은 후, 컴퓨터 일러스트 작업으로 한번에 전부 마무리해 버리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그렇게 이야기하면 ‘스케치를 정말 공들여서 하겠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게 치자면 정말 처참할 수도 있는 제 스케치북을 몇 장 찍어서 올려 보았어요.
가끔 제 작업을 보면서 친구나 지인들이 스케치북을 궁금해 하신답니다. 그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이야기중 하나는 스케치가 이 정도냐는 것인데, 좋게 말하면 간단한 구상만 하는거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중구난방으로 난잡하고 지저분하다. 는 말이에요.

물론 스케치까지 예쁘면 좋겠지만, 스토리부터 소재, 하다못해 등장하는 동물의 표정까지 여러 컷으로 그리고 글로 쓰고 하다보니 스케치들이 깨끗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대신에 주로 일러스레이터 프로그램 작업을 통해 결과물을 깔끔하게 뽑는 편이죠. 너구리 스케치를 하나 보여드릴께요. 이런저런 모양을 바꿔 보기도 하고 자세를 바꾸어 보기도 해요. 그리고 나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하고 나면 깔끔하게 나오죠. 귀엽지 않나요? 하하

근간에 작업한 작업물들을 보고있자면 의도한 건 아니지만 동물들이 참 많은 듯해요. 어쩌면 제 일러스트가 깔끔한 면으로 떨어지는 간결한 성향이다 보니 한편으로 그림이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동물을 소재로 하는 작업들은 괜시리 따스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어쩌면 사물이 아닌 살아 있는 동물이기에 차가울 수도 있는 제 그림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것 같기도 하구요.
일전에 엽서 관련 내용으로 포스팅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동물 일러스트들은 모두 엽서로 다시 제작될 예정이에요. 올해는 크리스마스를 조금 일찍 준비해볼까 해서요. 크리스마스 즈음엔 이 아이들이 여기저기로 퍼져서 받는이에게 제 대신 이야기를 전달해 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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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한 도시의 삶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제이슨 브룩스 Jason Brooks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10월 8th, 2012

파티와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헤드 캔디Hed Kandi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에 대해서 들어 보셨을 거에요. 그리고 굳이 Hed Kandi 가 아닐지라도 이 앨범 스타일의 그림은 한번쯤 보시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일러스트 작가인 제이슨 브룩스Jason Brooks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디스코 컴필레이션 앨범인 헤드 캔디Hed Kandi의 자켓을 항상 장식하는 이 작가는 영국 출신으로, 패션일러스트를 전공했어요. 일러스트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실 만한, 조르디 라반다Jordi Labanda의 일러스트가 가진 느낌과 많이 비슷하지요? 차이가 있다면 그림 스토리에 현대 우리들이 가지는 라이프스타일이 들어가면서 실사에 가깝게 질감을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깔끔하게 떨어지면서도 역동적인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자면, 당장이라도 파티장으로 뛰어 나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여타 다른 일러스트 작가들과 구분되는 점이 또 하나 있다면 마커나 물감이 아닌 컴퓨터로 작업을 한다는 점이지요. 지금은 대부분의 일러스트 작가분들이 컴퓨터를 사용해서도 작업을 하지만, 제이슨 브룩스는 바로 이 일러스트 작가들이 컴퓨터를 쓰도록 만든 장본인, 처음으로 작업 전반에 걸쳐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작가입니다.

또한 제이슨 브룩스Jason Brooks만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그림에서도 느껴지듯, 도시여성의 달콤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어쩌면 그의 그림을 ‘차도녀의 끝판왕’ 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미술 철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소비주의를 비판한 작품들은 많지만 소비의 달콤한 면을 부각시키는 그림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허나 Jason Brooks 는 현대를 살아가는, 소위 ‘잘 나가는’ 도시여성이 누리는 삶의 일정 부분을 작품으로 남깁니다. 그의 작품들이 보여 주는 화려한 색채 속에서, 여성들은 소비주의의 달콤함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 준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디스코 컴필레이션 앨범의 표지와도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그의 작품들은 100 여개의 Hed Kandi 앨범 자켓 덕분에 유명세를 탔지만, 엘르와 같은 유명 잡지와도 일을 했었답니다. 달콤한 그의 일러스트를 탐내지 않을 곳이 어디가 있을까요?

(사용된 이미지와 그림은 제이슨 브룩스 공식 웹사이트 www.jason-brooks.com 과 헤드 캔디 웹사이트 www.hedkandi.com 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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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도 잘해요: 디자이너로서 갖추고 싶은 호기심과 욕심에 대하여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5월 17th, 2012

종종 디자인 전공자, 또는 디자이너로서 살다 보면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일부는 디자인 작업에 대해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낮추어 보려 들어 불쾌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와 반대로 디자인을 타고난 재능이 있는 남다른 사람, 소위 gifted people만이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 사실 그리 거창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에 대한 묘한 부담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시작하게 되는 생각은 – 나는 무엇을 창조해야 하고, 그렇다면 그것을 만드는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라는 것이다.
사춘기가 늦게 온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계속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다 보면, 다른 분야에도 눈을 뜨는 내 자신을 보곤 한다.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종종 손에 잡히는 대로 분해하거나 개조해 버리기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는 모두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에 만족하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물건 하나를 사도 다 뜯어 개조를 해 버리든가, 간단한 것이 필요하면 만들어서 썼던 기억이 있다.

뭐, 좋게 말하면 개성 넘치는 물건을 만들고 창조를 일삼는 꿈나무 어린아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다 주는 족족 다 뜯어서 못 쓰는 물건을 만들어 버리는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고집센 사고뭉치 어린이였던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내 주변에서 말씀해 주시는, 소위 gifted인지 cursed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저러한 성격 탓에 아직도 그러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계속 눈에 거슬리던 것 중 하나는 집에 있는 의자 쿠션이다.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한 번 눈에 들어온 이후로 눈을 감고 누워도 뭔가 좋지 않은 기운이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것 같고, 집에 들어설 때도 그 쿠션들이 마치 집에 들이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거실에 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물론 나의 원래 성격이 이러한 것은 아니나,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 그 곳으로 계속 생각이 쏠리는 타입이다.
참고로 나는 내가 매우 둥글둥글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자부하는 바이다. …음, 이 이야기는 일단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고 난 후, 결국 쿠션을 새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선 쿠션의 사이즈를 측정하고, 그에 맞후어 여러 가지 패턴을 디자인해 보며 원하는 패턴을 결정했다. 그리고 동대문의 원단 시장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원단을 찾아 몇 번을 헤맨 끝에, 원단을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실크스크린 판을 짜 맞추어 작업실에 가서 나염 작업을 한다.

이쯤 되면 ‘편하게 돈을 주고 사든가 할 것이지, 도대체 왜 더 큰 돈을 들여 가며 사서 고생이냐’ 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질문에 논리적으로는 매우 공감하는 바이다. 허나 이렇게 시장을 돌고 제품 제작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큰 재산이 된다. 또한 제품디자이너는 패션 분야만큼 원단 시장을 자주 드나들 일이 없다 보니, 이런 장소는 내게 천국과도 같다. 그저 원단을 알아보고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정말 외국에서 디자인을 하는 분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동대문 원단시장과 방산시장, 세운상가만 돌아도 ‘아 여기가 바로 천국이로구나’ 싶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내가 배우는 점은 셀 수 없이 많고, 항상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것들을 내게 돌려주곤 한다. 참, 재료들을 구경하다 새로운 조명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이는 조만간 작업하여 베네통 블로그에도 소개해 볼까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하라 했던가. 나는 고생을 과소비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한다.

쿠션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이렇게 정리해 본 것은, 과거의 나뿐만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 다가가기 힘들어하는 이들과 이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소통을 해 보고 싶어서이다. 디자인이란 것이 워낙 범위가 넓어 모든 것을 보여 줄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은 그대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전개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며, 이는 단순히 ‘시도’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단계를 찾고 나아가는 과정이 그것을 만드는 이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주고 기쁨을 주는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저 작은 시도를 해 보라. 그것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줄 것이고, 세상과 이야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알려 줄 것이다. 나 역시 디자인 작업을 할 때마다 앞서 질문했던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꾸준히 찾고 있으며, 그것은 말이 아닌 작업물이 대답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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