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의 겨울을 그리는 조명등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7월 31st, 2012

가구나 조명, 작게는 연필이나 지우개를 구입할 때도 자기만의 색깔이 있으시지요?
디자인을 판단하는 자신만의 안목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디자인의 기준은 여러 갈래로 나뉠 수가 있는데, 제 경우에는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을 좋아라 한답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고유의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 환경은 음악이 될 수도 있고, 인종, 혹은 자연 환경이 될 수도 있지요.

북유럽의 경우에는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누군가는 산타의 고향을, 혹은 최근 열리고 있는 핀 율 전시회를 떠올릴 수도 있고, 추운 겨울이나 오로라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눈이 쌓인 한겨울의 숲이 생각난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환경이고, 곧 디자인 자체가 되는 것이지요.
여름이 되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니, 그러한 북유럽의 이미지가 간절히 그려지네요. 오늘은 북유럽 풍의 심플하고 절제된 조명을 보여 드리려 합니다.

역시 먼저 스케치와 도면을 그려보아야 겠지요? 머릿속으로 그림과 같은 조명을 생각해보았어요.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이미지를 담고 싶어서 나무와 쇠를 같이 사용하였어요. 하얀 배경을 뒤로 하고 서 있는 북유럽의 나무가 보이시나요?

이번엔 애쉬라는 나무를 써서 작업을 했는데, 나무의 결이 너무나 예쁘게 드러나 주었네요.

전선으로 포인트를 주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종류의 전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의 전선을 구입하여 꽈배기처럼 꼬아 주었습니다.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이라면 간결한 디자인과 색채의 대비인데요. 이러한 콘트라스트는 눈으로 덮인 그들의 자연 풍경, 백야 등과 관련이 있어 생긴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이 특징들을 갓에 담아 보았습니다.

불을 켰을 때의 느낌이에요. 방 안 가득 스칸디나비아의 느낌을 내 주지 않나요? 갓까지 포함한 높이가 30cm 인걸 생각하면 참 아담한 사이즈 입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나날이 계속될 때, 시원한 느낌의 무드등으로 겨울 느낌을 내 보고 싶었답니다. 차갑고 깨끗한 북유럽의 겨울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기분으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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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속의 소소한 디자인: 애니멀 프린트 솝 패키지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6월 29th, 2012

예전의 포장이 제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함이었다면, 지금의 포장은 훨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포장은 제품의 정보를 전달하고, 때로는 제품과 함께 사용되어 제품의 일부가 되기도 하지요. 또한 제품이 가진 추상적인 의미를 담아내기도 하고, 누군가의 작은 이야기가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작업한 패키징 디자인은 지금 베네통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물사랑 캠페인, Be My Best Friend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먼저 어떤 제품을 포장하는 패키지를 만들 것인지부터 정해야겠지요. 저는 만들기도 간편하고 선물하기도 좋은 천연 비누를 선택했습니다. 비누는 주위에서 자주 보이는 선물 품목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비누가 갖는 의미를 선물로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누는 생활 필수품이기도 하고, 더러움을 정화시켜 주는 물건이지요. 이 두 가지 의미를 동물 사랑과 연관지어 보기로 했습니다. 동물들은 우리와 같은 환경을 공유하고 생태계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관심을 가져야 할 존재들이에요. 사실 반려동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멸종되어 가고 있는 동물들을 위한 캠페인을 생각하며 작업을 하였는데, 비누가 가진 정화 작용이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도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간단히 비누 제작을 하기 위해 비누 베이스와 에센스, 그리고 향료만을 가지고 작업을 했습니다. 천연 비누 재료는 방산시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구입해 온 비누 베이스를 녹여 에센스와 향을 섞은 후, 비누 몰드 틀에 부어 굳히면 끝입니다. 사실 비누 만드는 것은 정말 쉽고 간단한 일이라, 마치 라면을 끓이는 기분으로 쓱싹 끝낼 수 있답니다. 전혀 어렵지 않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직접 만들어 보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비누 패키징 디자인 이야기입니다. 패키지는 심플하면서도 화려한 애니멀 프린트를 사용할 것입니다. 일전에 엽서 디자인을 했던 것처럼 일러스트로 패키지의 전개도를 만든 후, 원하는 문구와 패턴을 집어넣습니다. 레오파드나 지브라 프린트가 큰 사이즈의 패키지에 들어가면 자칫 지저분하거나 둔한 느낌이 될 수 있지만, 이렇게 작은 패키지에 들어가면 그 화려함이 귀여운 느낌으로 바뀌게 됩니다.

립밤과 사이즈를 비교해 보면 비누가 어느 정도의 사이즈인지 가늠하실 수 있을 거에요. 이 정도 미니 사이즈의 비누는 선물하기도 편하고, 따로 모아 보관하거나 진열해 두어도 예쁠 것입니다.

완성된 패키지들을 보고 있자니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떠오르네요.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아기자기한 제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혹여 나중에 동물사랑 캠페인이 또 진행된다면 개인적으로라도 비누를 제작하여 나눔행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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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위의 담백한 빛: 석고와 나무로 만든 깔끔한 탁상등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6월 12th, 2012

얼마 전, 지금까지 잘 써 오던 책상 위의 조명이 파직 하고 깨졌다. 조명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쇼핑백에 전구를 넣어 걸어 둔 것이 전부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사실 요 몇 달 동안 조명을 사지 못했던 것은 딱히 마음에 드는 조명을 발견하지 못하기도 했고, 눈에 들어오는 조명들은 가격이 비싼 것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돈이 생기면 디자인 작업을 위한 공구와 재료에 써 버리는 탓도 있을 것이고. 슬슬 쇼핑백 조명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을 즈음 이렇게 전구가 깨진 것은 그냥 조명을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학생 때부터 미니멀하고 담백한 디자인을 좋아했는데, 이렇게 군더더기 없는 모습은 보는 사람이 제품 본연의 기능에 주목을 하게 할 뿐더러 제품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특히 가공을 최소화한 재료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다 보니 나무나 돌 같은 재료를 선호하고, 색상도 모노톤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한 포인트 컬러가 약간 들어간 디자인을 선호하게 되었다.
어쩌면 요 근래 유행하는 북유럽 디자인과도 비슷한 모습일 것 같다. 간결하며 기능성을 추구하는 북유럽 디자인은 내가 평소에 흥미있어하는 특유의 색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의 디자인은 우리의 문화와도 잘 어우러진다. 조명도 마찬가지이다. 미니멀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은 제품의 기능에 대한 신뢰감을 주고, 실내 분위기를 살린다.

누군가가 내게 평소 버릇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만지는 것을 좋아해요’ 라고 대답한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인 것을 뭐라 다르게 말하기 힘들다. 길을 가다가도 눈에 들어오는 조형이나 물건이 보이면 가서 만져 보곤 한다. 먼저 그 촉감을 느끼고 그것으로 만들면 아름다울 법한 아이디어들을 얻기 위해서이다. 하루는 디자인 색이 비슷한 후배 하나와 ‘하루종일 무언가를 만지며 다니기’ 라는 당일 프로젝트를 한 적도 있다. 우리는 서울 여기저기를 돌면서 수없이 많은 것들을 만져 보았고, 그 날 나온 아이디어들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번 디자인에 사용한 석고도 그 중 하나이다.
석고를 만져 보았는가? 누구나 느낌은 다를 수도 있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매우 곱구나’ 하는 것이었다. 때가 타는 것이 걱정될 만큼 순수한 흰색도 매력적이지만 피부에 닿는 석고 표면의 매끈함은 정말 곱다. 지저분한 디자이너의 방일수록 가끔은 백옥같이 깔끔한 조명이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 군더더기 없이 조명의 기능과 깔끔함에만 집중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컨셉이었고, 을지로를 돌아다니며 구한 귀여운 조명과 석고가루, 버려진 일회용 컵과 깨끗한 나무조각이 이번 디자인의 재료 전부였다.
결과물의 석고는 마치 두부와 같은 모양! 어떤 모양이 나올지 예상은 했지만, 막상 진짜 두부 같은 전등을 보니 너무나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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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훌륭한 요리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5월 31st, 2012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가끔 그보다는 유에서 유를 찾아낸다는 표현이 더 공감이 갈 때가 있다. 원래 존재했지만 새로 그 의미를 발견한 재료나 제작 기법, 형태는 디자이너로 하여금 다양한 발상을 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시야를 넓혀 주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 보면 스토리나 컨텐츠가 아닌, 재료의 새로움에만 집착하게 되는 위험도 있지만, 바로 그것만 조심한다면 디자이너에게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새로운 도구와 시점이다.

어쩌면 이것은 요리와도 비슷하다. 다양한 재료와 요리방법을 알수록 더 많은 요리를 준비할 수 있고, 거기서 새로운 요리도 만들 수 있으니까. 더 맛있는 식사를 위해 요리사는 끊임없이 요리방법과 재료의 성질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고,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분야만 다를 뿐, 디자이너도 일종의 요리사인 셈이다.
자, 이번엔 어떤 요리를 만들어 볼까?

학부 디자인 전공 초기에, 아이들을 타겟으로 스푼과 빨대를 합친 간단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 제품의 3D스케치를 해보던 중, 빨대의 색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여 결정한 재료가 바로 레진resin이다. 레진은 폴리코트라는 화학 약품을 실리콘 몰드에 투명하게 굳혀서 형태를 만드는 것인데, 그때 컨셉 목업mock-up을 만들면서 언젠가 이 재료로 조명을 만들어 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디어를 일기로 써둔 것이 3년 전 이야기였는데, 베네통의 Be-blogger로 활동하게 된 것을 계기삼아 미루어 두었던 레진 조명을 만들어 보았다.

전구라는 물건이 지닌 라인은 참 매력적이다. 둥그런 볼륨감에서 날카롭게 따라 내려오는 선은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원래의 전구 형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조명 디자인이 항상 부딪히게 되는 것은, 바로 사용상의 위험이다. 일단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도 있고, 뜨거운 발열 때문에 화재의 가능성도 있다. 또한 그렇기에 손으로 오랫동안 만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게다가 깨지기라도 하면? 아름다운 빛을 내뿜던 자태와는 달리 뒤처리 귀찮고 위험한 유리조각이 된다.

레진이라는 재료는 이 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수 있다. 파손 뒤 다칠 염려도 없고, LED를 사용하면 발열의 문제도 없어지는 데다 에너지까지 절약할 수 있다. 심지어 거의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으니, 볼수록 매력적인 재료이다. 사실 이번 작업을 하는 동안, 이 착한 재료가 보여 준 가장 큰 매력은 어떠한 모양으로도 가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구를 갈아낸다’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까? 레진은 그 형태를 가능하게 해 준다.

평소와는 다른 전구의 형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은 디자이너인 나로 하여금 대단한 흥분에 빠져들게 했다. 이 녀석을 어떻게 요리해 볼까, 어디에 응용을 해 볼까 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금새 머리를 가득 채웠다. 물 속에 넣어 볼까? 책에다 붙여 볼까? 액자와 합쳐 볼까? 수없는 그림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 후, 기왕 조명으로 쓸 것이니 벽에다 붙여 보자고 결정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디자인을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간단한 스케치를 통한 아이디어를 베이스로 그림을 그려 나갔다. 방산시장을 돌며 구한 소켓과 케이블을 손질하는 동안, 실리콘 틀 안에서 전구는 예쁘게 굳어져 나왔다. 전선 작업을 조금 해 주니, 멋진 전구 조명이 완성되었다.

갈아진 단면엔 흡착고무가 달려 있어 쉽게 벽에 붙어, 전구가 벽에 박혀 있는 듯한 모습이 된다. 벽에 콕 박혀 있는, 그리고 전지를 사용하기에 전선이 끊겨 있는 것처럼 보여도 불이 들어오는 것이 재미있다. 이 조명을 다양한 인테리어에서 어떤 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또 다른 기대와 생각을 끝없이 하게 된다.

새로운 재료에 대한 시도로 이번 요리를 완성해 보았다. 곱구나! 주변의 대중들과 소통하며, 당분간은 이 조명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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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적인 디테일을 담은 스토리보드: 포스트카드 디자인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5월 23rd, 2012

엽서라는 것은 일종의 편지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따로 봉투가 필요 없을 만큼 단단한 카드보드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편지지와는 다르게 그림이 들어가기도 하고, 관광지에서 파는 것은 그 곳의 사진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엽서라는 것은 그만의 스토리와 감정을 사각형의 틀 안에 껴안고 있다. 자신만의 따뜻한 스토리와 감정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엽서라는 디테일에 좀더 공을 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간혹 스케치북에 그렸던 러프 스케치들을 추려 보기도 하고,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그림을 재료 삼아 그려 보기도 한다. 평소에 간직하고 있던 사진이 있다면, 그것 또한 좋다.

사실 포스트카드를 처음 만들게 되었던 계기는 친구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아마 누구나 선물을 살 때 느꼈을 테지만, 뭔가 색다른 선물을 하기에는 마땅한 것이 없고, 그렇다고 평소 레퍼토리에 따라 선물을 사자니 마음이 영 내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생각한 것이, 노트의 표지를 친구 이름으로 디자인 및 제본하여 선물하고, 엽서까지 함께 디자인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만든 포스트카드와 노트는 흔한 선물 이상으로 기쁨을 줄 수 있다.

포스트카드는 단순히 편지지가 아닌, 마음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굳이 손글씨가 들어가 있지 않더라도 이렇게 직접 만든 포스트카드는 그림 자체에 만든 이의 마음이 들어가 있어, 좀더 아날로그 느낌으로 상대방에게 사람 사이의 따스함을 전할 수 있다.

사람간에 중요한 것은 소통과 공감이 아닐까. 휴대폰이나 이메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소통은, 아날로그를 경험하며 자라온 세대와는 감성이 다르다. 아마 굳이 그 세대가 아니라도, 사람의 손이 직접 닿는 작업과 그 결과물이 지금의 소통보다 더 포근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도하는 소통은 지금과는 다른 소통의 경로를 만들고, 공감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오래 전 펜을 꺼내 한번쯤 직접 손으로 써 보는 것은 어떨까?
나도 간만에 펜을 꺼내어, 서툰 글씨로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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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도 잘해요: 디자이너로서 갖추고 싶은 호기심과 욕심에 대하여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5월 17th, 2012

종종 디자인 전공자, 또는 디자이너로서 살다 보면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일부는 디자인 작업에 대해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낮추어 보려 들어 불쾌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와 반대로 디자인을 타고난 재능이 있는 남다른 사람, 소위 gifted people만이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 사실 그리 거창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에 대한 묘한 부담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시작하게 되는 생각은 – 나는 무엇을 창조해야 하고, 그렇다면 그것을 만드는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라는 것이다.
사춘기가 늦게 온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계속되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다 보면, 다른 분야에도 눈을 뜨는 내 자신을 보곤 한다.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종종 손에 잡히는 대로 분해하거나 개조해 버리기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이는 모두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에 만족하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물건 하나를 사도 다 뜯어 개조를 해 버리든가, 간단한 것이 필요하면 만들어서 썼던 기억이 있다.

뭐, 좋게 말하면 개성 넘치는 물건을 만들고 창조를 일삼는 꿈나무 어린아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사다 주는 족족 다 뜯어서 못 쓰는 물건을 만들어 버리는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고집센 사고뭉치 어린이였던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내 주변에서 말씀해 주시는, 소위 gifted인지 cursed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저러한 성격 탓에 아직도 그러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계속 눈에 거슬리던 것 중 하나는 집에 있는 의자 쿠션이다.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한 번 눈에 들어온 이후로 눈을 감고 누워도 뭔가 좋지 않은 기운이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것 같고, 집에 들어설 때도 그 쿠션들이 마치 집에 들이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거실에 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물론 나의 원래 성격이 이러한 것은 아니나,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 그 곳으로 계속 생각이 쏠리는 타입이다.
참고로 나는 내가 매우 둥글둥글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자부하는 바이다. …음, 이 이야기는 일단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고 난 후, 결국 쿠션을 새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선 쿠션의 사이즈를 측정하고, 그에 맞후어 여러 가지 패턴을 디자인해 보며 원하는 패턴을 결정했다. 그리고 동대문의 원단 시장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원단을 찾아 몇 번을 헤맨 끝에, 원단을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실크스크린 판을 짜 맞추어 작업실에 가서 나염 작업을 한다.

이쯤 되면 ‘편하게 돈을 주고 사든가 할 것이지, 도대체 왜 더 큰 돈을 들여 가며 사서 고생이냐’ 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질문에 논리적으로는 매우 공감하는 바이다. 허나 이렇게 시장을 돌고 제품 제작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큰 재산이 된다. 또한 제품디자이너는 패션 분야만큼 원단 시장을 자주 드나들 일이 없다 보니, 이런 장소는 내게 천국과도 같다. 그저 원단을 알아보고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정말 외국에서 디자인을 하는 분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동대문 원단시장과 방산시장, 세운상가만 돌아도 ‘아 여기가 바로 천국이로구나’ 싶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내가 배우는 점은 셀 수 없이 많고, 항상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것들을 내게 돌려주곤 한다. 참, 재료들을 구경하다 새로운 조명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이는 조만간 작업하여 베네통 블로그에도 소개해 볼까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하라 했던가. 나는 고생을 과소비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한다.

쿠션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이렇게 정리해 본 것은, 과거의 나뿐만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 다가가기 힘들어하는 이들과 이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소통을 해 보고 싶어서이다. 디자인이란 것이 워낙 범위가 넓어 모든 것을 보여 줄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은 그대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전개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며, 이는 단순히 ‘시도’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단계를 찾고 나아가는 과정이 그것을 만드는 이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주고 기쁨을 주는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저 작은 시도를 해 보라. 그것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줄 것이고, 세상과 이야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알려 줄 것이다. 나 역시 디자인 작업을 할 때마다 앞서 질문했던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꾸준히 찾고 있으며, 그것은 말이 아닌 작업물이 대답해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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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이 아닌 감성을 전하는, CAT RADIO – 안종우

by Be-Blogger Korea on: 5월 9th, 2012

지하철에 들어서면 고개를 숙이고 손 안의 화면만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가 활발하게 보급되면서 우리는 점점 타인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오롯이 혼자만의 삶을 살게 되었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이런 기기들이 주는 편리함과 삶의 행복이 정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늘 이러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라디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고자 함이다.

내 또래의 80년대생들이라면 라디오에 대한 기억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내가 주로 듣던 채널은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 ‘별이 빛나는 밤에’,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이 있었다. 좋은 음악도 음악이지만 동년배들이 각지에서 쏘아올리는 사연에 매일 해질 무렵의 시간을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냈었다. 텔넷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그 시절, 다른 이들의 소식을 들으며 활발히 소통할 수 있었던 매체는 라디오가 유일했다.
물론 지금도 수많은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과연 스마트한 기기들과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라디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내가 어릴 때 라디오를 통해 다른 사람과 교감하며 느꼈던 따뜻한 감정을 지금 그 나이 또래인 세대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였다.
어쩌면 이들 세대에게는 라디오라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라디오를 통해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을 세대에게, 최소한 라디오가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어린 세대들에게 이 라디오를 보여 준다고 생각해 보았을 때, 라디오의 기계적인 사용법보다는 ‘이것이 라디오라는 거야’ 정도의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다. 때문에 여러 가지 노브나 숫자 등은 모두 지우고, 제일 필요한 전원과 주파수, 볼륨 컨트롤만 남기기로 결정했다. 기기의 모양은 아이들이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반려동물인 고양이이며, 내 디자인 스타일에 따라 최대한 단순화한 형태로 접근했다.

또한 동물의 동작이 곧 이 라디오의 사용법이다. 팔을 돌리면 볼륨이 바뀌며, 몸을 돌려서 주파수를 조절한다. 마지막으로 귀여운 이미지를 더하고자 전원 컨트롤인 꼬리는 토글 스위치 형태를 선택했다.
사실 동물의 팔이 올라가고 몸이 돌아가는 재미를 주는 정도의 움직임을 생각했는데, 만들고 보니 거의 몸을 꺾는 수준이 되어서 이 귀여운 라디오를 사용할 때마다 혼자서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곤 한다.

언제나 만족스러운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업은 만족을 넘어 결과물에 대한 소유욕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 라디오의 경우도 어린아이들을 위해 디자인했으나 작업이 끝난 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해 어린이의 손이 아닌 내 방 책장 안에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이다.

앞으로 세상의 중심을 이루어 갈 세대들에게 라디오는 단지 ‘과거에 존재했던 무언가’가 되어 가고 있다. 어찌 보면 이들에게 라디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세대들에게 무성영화의 의미에 대해 알려주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과거의 것이지만 그것들은 단순히 물건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서 이루어진 감성이었다.

만약 지금, 이 라디오가 어린 누군가에게 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이 라디오를 통해, 새로운 세대들과도 교감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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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United blogs of Benetton blogger ‘Product Designer, Jong-woo Ahn’

by Be-Blogger Korea on: 5월 4th, 2012

공학도 출신 제품 디자이너 안종우가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것은, 주변 사람들과 공유해 왔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교감을 통한 행복이 그를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오게 했다고 해요. 제품디자이너 안종우가 베네통 블로그를 통해 소개할 행복한 순간들은 어떤 것일까요?

간단히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당신은 누구입니까?
이름은 안종우, 제품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어요. 음, 주방용품과 패브릭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두죠. 시쳇말로 덕후라고들 하죠?

제품디자인이라면 주로 어떤 것들을 만드시나요?
현재 주로 작업하고 있는 분야는 조명이나 패브릭 소재로 만드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딱히 분야를 제한하지 않고 그때그때 영감을 주는 제품 디자인 작업을 합니다.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다 다루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제품 또는 작품을 만들면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건 없어요. 하지만 그래도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공감’에서 오는 행복이 아닐까 해요. 제가 만든 작업물은 그것을 접하고 사용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피드백뿐 아니라,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그걸 느낄 수 있어요. 제 디자인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제게 있어 큰 기쁨이지요.

그렇다면 작품들을 통해 사용자들과 공감하고 싶은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물론! 하지만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거창하거나 장엄한 것은 아니에요. 제가 만든 것들을 곁에 두게 될 이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감정은 사랑과 행복입니다. 제게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따라 결과물도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제 작업이 담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지요. 사람들이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사랑과 행복을 쥐어주기보다는 그들이 일상 생활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잠시나마 떠올릴 수 있는 정도면 만족해요.

베네통과 당신의 작품이 갖는 공통점이 있을까요?
제가 디자인을 통해 사용자들과 공감을 한다면, 베네통은 그들의 캠페인을 통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대중과 나누는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매개체가 다를 뿐, 적극적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면에서 방향이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당신이 베네통 블로그를 통해 보여 주고 싶은 포스팅은 어떤 것인가요?
일상에서 제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것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것이 제 작업물이 될 수도 있고, 제게 영감을 주었던 문화가 될 수도 있겠지요. 제 가슴으로 행복이라고 느꼈던 제 주변의 것들을 공유하려 해요.

베네통과 함께 작업을 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것을 만들고 싶은가요?
기회가 된다면 식기나 침구 등을 다루어 보고 싶어요.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이 제품들이 베네통의 가치를 담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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